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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강운 춘천소년원 교사
2020/02/21 11:43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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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원학교 신규 교사의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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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4시간 비행청소년을 상대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일명 찍힌 아이들, 늘 편견 속에서 사는 아이들.


소년원학교 교사로 첫 발을 내 딛기 전의 나 또한 중고등학교 시절 평범한 학생이었기에 비행청소년에 대해 불우한 가정환경’, ‘혐오스러운 문신’, ‘폭력성등으로 대변되는 편견을 당연히 가지고 있었다.


20191120일 춘천소년원으로 발령이 났다는 전화를 받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제 어쩌지!’ 였다.


보호직 신규임용 교육을 받으면서 소년원이 어떤 일을 하는 곳이고, 소년원학교 교사로서 무엇을 담당해야 하는지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소년원 발령을 처음부터 원치 않았던 나는 이곳에서 일해야 한다는 사실에 스스로 만족하지 못했다.


불안하고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첫 출근하던 날, 새로운 직장에 첫 발을 디딘다는 설레임도 있었지만 비행청소년과 함께 생활하며 일해야 한다는 두려움이 무엇보다 앞섰다.


그러나 며칠간의 실무교육 후 교무과에 배치되어 아이들과 어우러지는 과정 속에서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편견들이 조금씩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폭행, 절도, 사기 등의 범죄를 저지른 문제아들이지만 역시 애들은 애들이구나라는 생각이 어느새 머릿속에 가득 채워졌다.


작은 먹거리 하나에 기분이 좋아지고, 별것 아닌 사소한 일에 다투기도 하며, 허황된 꿈을 장황하게 늘어놓는 아이들.


겉으로는 불량해 보이고, 불손한 태도를 취하기도 하지만, 순수한 내면의 세계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


3개월 남짓 소년원학교 교사로 아이들을 교육하고 지도하면서 규칙을 위반하여 제재를 가하거나 벌점을 주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여 때론 힘들고 고단하기도 했지만 함께 하며 부대껴 나가는 시간을 통하여 춘천소년원에 첫 발을 내딛던 20191120일의 선입견은 순간 사라지고 지금은 그 아이들과 친밀한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소년원학교 교사로서 아이들과 친해질수록 고민 또한 많아진다.


징계를 가하여 벌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힘든 일이 있을 때는 부모의 마음으로 보듬어주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각기 다른 성향을 가진 아이들을 다양한 지도방법을 통해 교육해야 하는데 이제 막 출발점에 선 신규 교사로서 어려운 일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밤을 새워 당직을 서는 것도, 새로운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내는 것도, 많은 것을 요구해 오는 아이들을 계속 거절하는 것도 쉽지 않다.


상황에 따라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사용해야 하는데 선뜻 판단을 내리기는 더욱 어렵다.


소년원학교에 근무하는 모든 교사들이 나와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교육하고 이끄는 직업이다 보니 모든 일에 명확한 정답은 없다.


그러나 내가 가지고 있는 변치 않는 사실 하나, 아이들의 요구를 무조건 수용하는 인기 있는 교사는 되고 싶지 않다.


20년차 선배 교사는 그 만의 노하우를 갖고 있지만 3개월 차 신규 교사인 나에게는 나만의 지도방식을 만들어가는 남다른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 힘든 노력과 인내를 통한 과정은 결국 평생 풀어내야 할 나의 과제인지도 모르겠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만큼 어려운 일은 없다.


잘못된 방식으로 오랫동안 살아온 아이들이 6개월, 그리고 15~16개월의 교육으로 과연 변할 수 있을까?

소년원학교 교사의 책임과 의무는 분명 올바른 방향으로 아이들을 이끌어 나가는 것이다. 열정을 가지고 시작했다.


어느 순간 멈추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앞으로 펼쳐질 어떤 역경의 순간에도 멈추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이며, 더 나은 미래를 향해 아이들과 동행하는 그런 멋진 소년원학교 교사가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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