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11-07(금)
 
  • "여름의 끝자락, 유비무환으로 태풍에 대비하자"

[꾸미기]이미선 기상청장 사진.jpg

매년 여름 이맘때쯤이면 우리나라는 크고 작은 기상 재해로 조용할 날이 없다.

 

그중에서도 태풍은 넓은 지역에 걸쳐 강한 바람과 많은 비를 동반하기 때문에 가장 경계해야 할 재해 중 하나다.

 

대표적으로 2002년과 2003년에 연이어 발생한 태풍 루사매미는 우리나라에 잊을 수 없는 큰 피해를 안겼다.

 

루사는 2002년 강원도 영동 지방과 경상북도에 기록적인 폭우를 퍼부었고, 특히 강릉에는 하루 동안 870이상의 비가 내려 도시가 마비될 지경에 이르렀다.

 

이듬해 발생한 매미는 제주 고산에서 순간 최대 풍속 60를 기록하며, 남부 지역에 강풍으로 인한 정전과 시설물 파손 등 심각한 피해를 초래했다.

 

우리나라를 향한 태풍의 위협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기상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10(2015~2024) 동안 한반도에 영향을 준 태풍은 연평균 3.6회로, 10년 전(2005~2014)2.6회에 비해 약 38.5% 증가했다.

 

이쯤 되면 태풍을 단골손님이라고 부르는 것도 어색하지 않을 듯하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니다.

 

세계 곳곳도 태풍과 허리케인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대서양에서 11개의 허리케인이 발생했고, 태평양에서는 태풍 이 멕시코 남서부를 강타해 산사태를 일으키고 29명의 인명 피해를 남겼다.

 

태풍은 강한 바람과 폭우를 동반해 사회 · 경제적으로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기에, 체계적인 예보를 기반으로 신속한 대응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철저한 준비와 협조이다.

 

이에 기상청은 국민들이 태풍에 대한 정확하고 쉬운 이해를 바탕으로 태풍에 대응할 수 있도록, 대국민 태풍 · 호우 기상 서비스를 꾸준히 개선하고 있다.

 

올해는 기존에 ’, ‘’, ‘매우 강’, ‘초강력으로 나뉘었던 태풍 강도 표현을 1단계부터 5단계로 세분화했고, 색깔로 구분된 이동 경로 자료도 함께 제공하여 태풍의 강도를 더욱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올해 전국으로 확대된 호우 긴급재난문자도 태풍 피해를 줄이는 데 유의미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호우 긴급재난문자는 집중 호우뿐 만 아니라 태풍으로 강한 비가 내릴 시에도 발송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1시간 50, 3시간 90의 강수량이 동시에 관측되거나 1시간에 72이상의 비가 내릴 경우 발송되는 이 문자는 40dB 이상의 경보음과 함께 현재 비가 내리는 지역과 시간, 강수의 세기가 안내된다.

 

또한, 호우 재난 시 행동 요령과 레이더 분석 자료를 통한 실시간 강수 현황도 링크로 제공된다.

 

이를 통해 국민들은 태풍으로 위급한 상황에서 안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며, 기상청은 그 밖에도 TV 자막, 방재 기관 알림 등 다양한 방법으로 태풍에 대한 신속한 대응과 골든 타임확보에 힘쓰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정보가 제공되어도 가장 중요한 것은 행동이다.

 

태풍이 온다는 사실을 알더라도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태풍 상륙 시에는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산사태 위험 지역이나 저지대, 하천 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기상청이 제공하는 태풍 예보와 특보를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또한, 평소 거주지 주변의 배수로, 지붕, 간판, 창문 등 시설물을 미리 점검하고, 손전등, 휴대용 배터리, 라디오 같은 재난 대비 용품을 준비해 두는 것도 중요하다.

 

태풍은 예고 없이 찾아와 우리를 놀라게 하지만, 철저히 대비한다면 충분히 맞설 수 있는 상대다.

 

미리 준비하고 기상정보를 꼼꼼히 챙기면, 강한 태풍의 위협에도 안전을 확보하고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무더위의 끝자락, 모두가 조금씩 더 신경 쓴다면 이번 여름을 안전하게 마무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기상청은 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지니고 태풍 정보 제공에 임할 것이다.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특별기고 - 이미선 기상청장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