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11-07(금)
 
  • 함미영씨와 최예봄씨 보기드문 여성 조합...바다 안전망 역할 톡톡

[꾸미기]동해 한섬해변 연안안전지킴이 최예봄(앞)씨와 함미영씨(뒤)가 지킴이 활동을 하고 있다. (2).jpg

 

【강원타임즈】김장회 기자 = 여름이 지나고 피서객은 모두 떠났지만, 해변의 위험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해수욕장 폐장이 한참 지난 지금도 강원특별자치도 동해시 천곡동 한섬 해변을 지키는 사람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연안 안전지킴이 함미영(여)씨와 최예봄(여)씨다.


그들은 대부분 남성 중장년층으로 이뤄진 연안 안전지킴이 가운데 보기 드문 여성 조합이다.


그리고 장년층과 청년층이라는 서로 다른 두 세대가 나란히 바다를 지키고 있다는 점도 특별하다.


▲“사람은 떠났지만, 바다는 여전히 위험하잖아요.”


한섬 해변은 공식적으로 지정 해수욕장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SNS를 통해 스노클링 명소와 갯바위 포토 스팟으로 알려지면서 방문객 수는 줄지 않고 있다.


문제는 안전관리 사각지대로 구조대와 상시 감시 요원이 없는 비 지정 해변에서는 작은 부주의가 곧바로 사고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지킴이들은 오늘도 바다를 살핀다. 파도 높이는 어떤지, 아이들이 위험한 구역에 들어가지 않는지, 구조 장비는 이상이 없는지 눈을 떼지 않는다.


▲“한 번의 계도만으로 부족할 때가 있어요.”


함미영 씨는 해변에서 있었던 한 장면을 잊지 못한다.


“파도가 굉장히 높던 날이었어요. 어린아이와 보호자가 물에 들어가는 걸 보고 위험하다고 말렸죠. 하지만 계속 놀다가 결국 아이가 파도에 휩쓸려 넘어졌어요. 다행히 보호자가 바로 구했지만, 그 상황이 정말 아찔했어요.”


함 씨는 “계속해서 말하고, 지켜보는 사람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좋아하는 바다에서 시민을 지킬 수 있어서 좋아요.”


20대 여성 지킴이인 최예봄 씨는 평소 비누 공방을 운영한다. 그녀는 바다를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로 이 활동에 자원했다.


“내가 좋아하는 바다에서, 누군가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는게 이 활동의 가장 큰 매력이예요.”


한 번은 갯바위에서 다이빙을 반복하던 초등학생들을 여러 차례 계도했다. “며칠 뒤, 그 아이들이 사탕을 들고와서 ‘고마웠다’고 인사했어요. 그 순간, 이 일이 보람있는 이유를 알았죠.”


▲ 연안 안전지킴이, 사고를 줄이다!


실제로 연안 안전 지킴이들의 활동은 눈에 띄는 성과를 만들어 냈다. 동해지역 연안 안전사고는 2023년 44건에서 2024년 14건으로 68%나 감소했다.


동해해양경찰서는 사고 예방을 위해 한섬 해변을 비롯한 하평해변과 덕산해변, 갈남항 방파제 등 연안 위험구역에 총 10명의 지킴이를 배치하고 있다.


지킴이들은 20254년 10월말까지 매월 17일, 하루 3시간씩 근무하며 구명조끼 착용을 권장하고 위험행위 계도와 구조장비 점검, 위험상황 신고 등 현장 중심의 안전 예방 활동을 수행중이다.


▲“우리는 눈에 잘 띄지 않는 바다의 안전망이예요.”


지킴이 활동은 단순히 서 있는 것이 아니다. 기상의 변화, 지형의 위험성, 방문객의 부주의까지 순간마다 판단하고 대응해야 한다.


이들은 해양경찰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현장을 메우는 실제적인 안전 담당자다. 게다가 지역주민인 이들은 바닷가의 특성을 누구보다 잘 안다.


“같은 해변이라도 어디가 얕고, 갑자기 깊어지는지 알고 있어요. 그런 경험이 계도할 때 정말 중요해요.”


▲“이 바다를 내년에도 지킬거예요.”


두 여성 지킴이는 내년에도 다시 지원할 계획이다.


“우리의 말 한마디, 관찰 한 번이 한 사람의 사고를 막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해요.”


해변은 이제 한산해 졌지만 바다를 사랑하는 이들의 조용한 발걸음은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그 발걸음은 오늘도 누군가의 무사한 귀가를 지켜내고 있어 든든함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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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시 한섬 해변 연안 안전지킴이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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